Saturday, April 7, 2012

의지력이 약한것은 장점이 될수있다

*'의지력'이란 말은 다양한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의지력을 '유혹을 참고 해야 할 것은 열심히 잘하는 능력', '주의력' '인내력' 의 의미로 규정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의지력을 강조합니다.
무엇이든지 참고 견뎌야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학생은 시킨 것을 열심히 집중해서 잘 해야 합니다.

그들의 세계관에서는 사람은 의지력이 쎈 사람과 의지력이 약한 사람으로 나뉩니다.
의지력이 쎈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입니다. 대학에 잘 갈 사람이고, 사회에서 쓸모 있을 사람입니다. 성공할 사람입니다.
반대로 의지력이 약한 사람은 뭘 해도 안될 사람이죠.


과연 그럴까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게 의지력이 쎈 것과 약한 것, 두가지로 나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의지력이 쎄다면 항상 좋은 것일까요?



전 사람을 그렇게 단순하게 이분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참.
이번 칼럼은 굉장히 깁니다.
꽤나 하고 싶은 얘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근무시간에 딴 생각을 하는 사람..


"근무시간에 딴 생각을 하고 집중을 안 합니다."
"근무시간에 소설을 쓰다 걸렸습니다."

전 상사가 한 여성을 평가한 바입니다.
그녀는 의지박약입니다.
돈을 받고 하는 회사일인데, 시킨 일도 제대로 안하다니!



근무시간에 딴 생각을 하고, 집중을 하지 않는다던 사람의 이름은
조앤k. 롤링입니다.





만약 그녀가 상사의 말을 듣고,
소설을 쓰기 포기하고 일에 전념하려 노력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우리는 해리포터를 아직까지 읽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소설을 쓰고 싶은 그녀의 강한 의지를 '의지력'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칼럼에서 말하는 의지력과는 약간 의미가 다릅니다..ㅎㅎ)






이 아이는 댄서입니다

질리언은 여덟살 꼬마입니다.
이 아이는 미래가 어두워 보였습니다.
글씨도 엉망.
시험성적도 바닥.
수업 중 엉덩이를 들썩들썩 들어올리면서 가만히 있질 못했습니다.
교장은 질리언이 학습장애를 겪고 있으니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를 보내야겠다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걱정스러운 질리언의 부모는 이 아이를 심리상담가에게 데려갔습니다.
심리상담가는 질리언을 밖에 놔두고, 어머니와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심리상담가는 어머니와 이야기하면서 방의 창문 밖으로 보인 질리언의 모습도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역시 가만히 있지 못하는 모습이었죠.
상담이 끝난 후 심리상담가는 어머니와 함께 방을 나가며, 질리언을 방으로 들여오게 했습니다.
그와 그는 동시에 라디오를 틀었죠.
그리고 심리상담가와 어머니는 방 밖에서 창문을 통해 질리언을 지켜봤습니다.
이 때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질리언이 라디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심리상담가는 어머님께 말했습니다.
"이 아이는 댄서입니다. 그녀를 댄스 학교에 보내도록 하지요."



질리언은 댄스학교에 간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멋진 일이었어요.
저와 똑같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는 사람들, 생각을 하려면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방에서 춤을 추던 그 소녀가 바로 뮤니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을 만든 전설적인 댄서, 질리언 린입니다.







만약 그녀가 심리상담가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성적을 잘 못받았겠죠.
의지박약입니다.
저능아로 찍혔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그녀가 초등학생이던 1930년대는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m 주의력결핍 행동장애) 라는 병명이 없었습니다.
만약 있었다면 그녀는 치료대상이었겠죠.
그렇게 훌륭한 재능을 갖고 있는 그녀가 말입니다.




재능은 자신의 관심사를 접할 주어지지 않은 환경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환경만 갖춰지면 본 모습을 발휘하게 됩니다.
다만 재능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교육으로 놓고 보면
학생이 재능이 없고 의지가 약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지금의 교육이 범하고 있는 크나큰 오류입니다.








주의력 결핍은 특별한 재능이다

의지박약으로 대표되는 주의력 결핍.
이것 자체가 재능의 상질일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EBS 다큐 프라임, <당신의 성격> 에서 언급된 '헌터스쿨'에 대한 것을 캡춰한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큐입니다.
재미있게 스크롤을 내릴 수 있을 거에요. ㅎ




실제로 실험 결과
'주의력 결핍 아동'은 보통의 일에는 집중을 잘 못하긴 하지만,
호기심이 왕성하여 보다 창의적일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상자를 열어본다는 것은 이곳 저곳에 호기심이 많다는 뜻입니다.)









일본의 리모콘 vs 애플의 리모콘

지금 시대도 의지력 약한 사람, 그러나 보다 창의적인 사람을 원합니다.

전 지난 5개월 동안 일본에 살다 왔습니다.
이 사람들은 한국에서 말하는 '의지력'이 굉장히 좋은 사람들입니다.
모든 일을 시키는 대로, 참을성을 가지고 해나갑니다.
질서를 굉장히 잘 지키고, 서로를 잘 배려합니다.
작은 제품에도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씁니다.
보수적인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일본 사람들은 이런 리모컨을 만들어 냅니다.
뭔가 기능은 풍부할 것 같지만 보기만 해도 깝깝합니다.
그러면 일본 사람들은 매뉴얼을 보면서 열심히 사용법을 학습합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합니다. 의지력이 좋습니다.
사용자는 리모컨을 단순하게 만들어 달라고 쉽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만약 실수를 하게 되면 자신을 탓할 뿐, 쉽게 불평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공급자도 의지력을 갖고 더 많은 기능을 넣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게 옳은 것일까요?










위 사진은 애플의 리모컨입니다.
단순하죠.
매뉴얼이 필요 없습니다.
이런 단순한 디자인의 핵심철학은 애플의 전 CEO였던 스티브 잡스와 수석 디자이너인 조너던 아이브가 함께 만들어 낸 것입니다.



세상은 요즘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복잡해지고 있기에 사람들이 의지력을 갖고 하나에 진득하게 시간을 투자하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본 스타일의 복잡한 리모컨보다 애플 스타일의 단순한 리모컨이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고, 실제로 그러고 있습니다.




이런 디자인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의지력이 약해야 합니다.
아주 미세한 불편함도 예민하게 느낄 수 있어야 이렇게 쉽고 단순한 디자인이 나옵니다.
'소비자들이 이 정도는 의지력을 갖고 매뉴얼을 보고 학습해야지' 하는 마인드로는 절대 만들 수 없습니다.

아시듯이, 스티브 잡스는 참을성 없는 예민한 성격으로 유명했습니다.
최고급 호텔에 가서 스무디를 시킬 때도 맛이 이상하다며 4번, 5번씩 다시 가져 오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는 대학에서 중퇴했습니다. 만약 그가 말 잘듣는 학생으로 길러졌다면 아마 지금 아이폰은 세상에 없었겠죠.













"나는 내 자신일 권리가 있다."

그 동안 의지력이 최고처럼 여겨졌던 이유는
사실 그것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입시에서는 의지력을 갖고 열심히 암기하면 시험을 잘 쳤습니다.
산업 현장에서도 제품의 창의성이 중요하던 시절이 아니라 뭐든지 열심히 만들면 되었습니다.
신발도, 자동차도, 배도 열심히 만들어서 많은 외화를 벌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 철학이 실제로 효과적이었고, 국민은 철학을 잘 따랐기에 우리는 지금 경제 10위권의 대열에 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과연 그럴까요?
몇몇 효과적인 분야가 여전히 있지만,
그렇지 않은 예들이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의 디자인은 단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페이스북 같은 사이트 역시 단지 의지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결핍'을 예민하게 포착할 줄 알아야 거기서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생겨납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모든 학생에게 의지력..참을성,
한 방향으로만 교육을 해옵니다.
그리고 현재 입시에서는 의지력이 좋으면 더 좋은 성적을 받을 확률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전 의지력이 안 좋아도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다는 거짓 위안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의지력이 약한 분들이 이 칼럼을 읽고 가능성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당해 지면 좋겠습니다.
의지력이 좋지 않아 설령 학교 성적을 잘 못받는다 하더라도, 설령 대학을 잘 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개인의 특성을 잘 살린다면 다른 방법으로 성공하고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일 권리가 있습니다.








* 앞으로 쓸 글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보고 싶은 글에 댓글 달아주세요....!! ^^
아참..추천수가 40이 넘어가면 다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ㅎㅎ ^^


-아이큐보다 감정조절능력이 중요하다.
-노력하는 능력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성공에서 개인의 능력이 차지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미미하다.
-정말 좋은 선생님은 명확히 방향을 제시해주는 교주같은 사람이 아니다.
-'얼마나 오래 할 것인가'에 대한 마음차이가 실력향상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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